글루텐프리가 여는 ‘라이스(RICE)토피아’
<5> (주)샘초롱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서 쌀가공식품 제조를 하고 있는 ㈜샘초롱의 공장 전경.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서 쌀가공식품 제조를 하고 있는 ㈜샘초롱의 공장 전경. 

자체 소스 생산공장 운영으로
글루텐프리 제품 개발 시간 단축
쌀떡볶이·떡국 국내 인증 준비 중

끓는물·전자레인지에 2~3분이면
퍼지지 않게 갓 만든 음식 그대로
실온서 12개월까지 보관도 장점
일본·미국·동남아 등 수출 ‘호평’

한국 가수와 음악, 영화와 드라마 등이 해외에서 선풍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여기에 힘입어 한국 음식도 많은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음식 중에서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것 중 하나는 떡볶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때문에 접근성이 좋고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해외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단순히 즉석조리용 떡볶이를 제조·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업체가 있다. 경북 칠곡군에서 글루텐프리 떡볶이와 떡국 등을 생산해 국내 판매뿐만 아니라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 ㈜샘초롱(대표 차훈일)이다. 
 

차별화된 쌀가공식품 개발에 주력

㈜샘초롱에서 생산하고 있는 글루텐프리 쌀가공식품.
㈜샘초롱에서 생산하고 있는 글루텐프리 쌀가공식품.

샘초롱은 지난 1996년 설립한 이후 학교급식 재료 납품과 쌀가공식품 제조를 주력으로 끊임없이 성장해왔다. 쌀가공식품 사업의 경우 2000년에 뛰어든 이후 떡류 조리용 쌀가공식품과 떡류 즉석 용기(컵) 쌀가공식품, 면류와 묵류 외 가공식품 등을 주요 제품으로 생산·판매하고 있다. 

샘초롱이 추구하는 목표는 다양한 쌀가공식품 개발, 안전한 먹거리 문화 정착, 국가 균형 발전에 기여 등 세 가지다. 다양한 쌀가공식품 생산을 위해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쌀 기능성 식품과 더불어 1분 내 조리 직후 상태로 복원이 가능한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또 천연첨가물을 첨가해 고품질의 제품을 장기 보존하고, 당뇨와 고혈압 환자용으로 GI 지수가 낮은 떡도 개발해 안전한 먹거리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쌀가공식품을 활성화하고 수출을 진행해 쌀 재고 문제를 해소하고 농촌의 소득을 증대시켜 국가 균형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샘초롱의 사업 목표다. 

샘초롱의 쌀가공식품은 크게 즉석(컵) 제품과 쌀떡(파우치) 제품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즉석(컵) 제품의 경우 컵 떡국과 컵 떡볶이, 까르보나라 컵떡볶이 등이 있고, 쌀떡(파우치) 제품은 쌀떡국과 쌀떡볶이, 까르보나라 쌀 떡볶이가 대표적인 제품이며 맛과 형태에 따라 20여 종의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샘초롱의 쌀가공식품이 기존 기술과 차이점을 보이는 건 품질의 항상성 유지다. 소비자가 번거롭지 않게 조리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고, 조리 시 퍼지지 않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시중 제품은 대부분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는 제품이 많은데 복원력이 떨어지지만, 샘초롱 제품은 떡국은 끓는 물을 붓고 2분, 떡볶이는 전자레인지 3분, 복원 떡볶이는 끓는 물 3분이면 복원할 수 있다는 게 샘초롱의 설명이다. 또 기존의 제품이 수분 함량이 60%로 미생물 번식에 취약하지만 샘초롱의 제품은 수분함량이 38~43%로 미생물 발생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고속 수분 복원과 쌀 전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보존과 관련해서도 기존 기술이 주정을 첨가하고 별도의 탈산제를 넣음에도 불구하고 냉장으로 1~3개월밖에 보관하지 못하는 반면 샘초롱은 첨연추출물을 더하고 제조방법 혁신을 통해 포장과 즉석제품 모두 실온에서 최대 12개월을 보관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술 개발과 제조 공정 혁신 등에 힘입어 생산규모가 2017년 월 120톤에서 2022년 월 360톤까지 증가했다. 또 과거에는 단순한 떡국과 떡볶이의 봉지 및 용기 제품을 판매했다면 지금은 기능성 즉석조리용기 제품과 기능성 건조 떡 등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부응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과거에는 판매가 국내 지역 대리점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으로 한정적이었는데 이제는 아시아와 일본, 미국 등으로 대기업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수출과 더불어 자사제품을 해외로 수출할 정도로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샘초롱의 글루텐프리 제품 계획은

㈜샘초롱 생산시설에서 글루텐프리 쌀떡을 제조하고 있다. 
㈜샘초롱 생산시설에서 글루텐프리 쌀떡을 제조하고 있다. 

샘초롱은 지난 2014년 글루텐프리 쌀가공식품을 개발에 나섰다. 당시만 하더라도 글루텐프리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한 시기였지만, 소비자들의 요구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는 판단 하에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1년 뒤인 2015년에 시제품이 나왔고, 시험 판매에 나섰다. 샘초롱의 글루텐프리 제품 개발이 짧은 기간 내에 가능할 수 있었던 건 자체 소스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광영 샘초롱 본부장에 따르면 글루텐프리 제품을 개발하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건 소스다.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소스에는 대부분 밀 성분이 첨가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별도의 소스를 생산해야 한다. 소스 생산을 외부 업체에 맡기면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다. 평가나 즉각적인 대응이 느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샘초롱의 자체 소스 공장 운영은 글루텐프리 제품 개발 시간 단축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이렇게 과정을 거쳐 시중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글루텐프리 쌀가공식품이 ‘매콤달콤 쌀떡볶이’와 ‘전통의 맛 쌀떡국’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국내에서 인기가 높았고, 이에 힘입어 최근에는 캐나다 대형유통마트에 입점 막바지 단계라는 게 샘초롱의 설명이다. 글루텐프리 쌀가공식품을 개발·생산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는 판매다. 최근까지 글루텐프리와 관련해 인증제도도 없을뿐더러 소비자들도 글루텐프리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쌀가공식품협회가 글루텐프리 인증사업단을 9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했고, 샘초롱도 여기에 발맞춰 개발한 쌀떡볶이와 쌀떡국 등 두 종류의 글루텐프리 제품에 대해 인증 심사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이와 관련 소광영 샘초롱 본부장은 “외국에는 글루텐프리 인증이 나라마다 존재해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선택권을 넓히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지만 지금까지 국내에는 글루텐프리 인증제도가 없어서 아쉬웠다”며 “이제는 국내에서도 한국쌀가공식품협회가 인증사업단을 가동했으니 더 많은 글루텐프리 제품이 시장에 나오고 소비자들도 믿고 구매할 수 있게 돼 시장이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샘초롱은 전 세계적으로 글루텐프리 제품의 수요가 조금씩 증가함에 따라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금은 비록 글루텐프리 시장이 성장 단계지만 지금부터 새로운 제품 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해야 성장하는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샘초롱은 현재 생산해 판매하는 쌀가공식품 중에서 밀 원자재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부터 연구 개발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소광영 본부장은 “지금 당장 샘초롱에서 생산하는 제품 전체에 글루텐프리를 적용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 일이다”며 “지속적으로 글루텐프리 제품을 개발하고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확장한다면 향후 10년 안에 전체 제품을 글루텐프리로 전환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미니인터뷰/소광영 샘초롱 본부장
“글루텐프리, 왜 좋은지 소비자에 알려야”

“글루텐프리 쌀가공식품 시장이 성공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에게 글루텐프리가 왜 좋은지 알리고 건강에 좋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소광영 샘초롱 본부장은 국내 글루텐프리 쌀가공식품 시장을 오랜 시간 지켜본 베테랑이다. 업계 베테랑으로서 국내 글루텐프리 쌀가공식품 시장을 진단한 결과 문제점은 ‘홍보’다. 해외에서는 소비자 사이에서 글루텐프리의 장점이 퍼지며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국내 소비자 대부분은 글루텐프리라는 단어는 들어봤어도 정확히 어떤 점이 몸에 좋은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사례로 샘초롱은 지난 2020년 분식 프랜차이즈를 설립해 운영했다. 글루텐프리 쌀떡볶이를 중심으로 튀김옷에 밀 대신 전분을 넣은 튀김류를 판매했다. 하지만 성과는 좋지 않았다. 기존 밀 맛에 길들여진 학생들과 성인들로부터 맛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고, 글루텐프리가 왜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보니 판매량이 높지 않았다는 게 소광영 본부장의 설명이다. 

소광영 본부장은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특히 구매력이 약한 학생들은 양이 많고 맛이 있으며 저렴한 것을 구매하기 때문에 글루텐프리 쌀떡볶이가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했다”며 “현재 글루텐프리 쌀떡볶이가 소비자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여러 부분을 보완하고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소광영 본부장은 글루텐프리 쌀가공식품 시장이 확장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교육’와 ‘홍보’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성인들의 경우 과거 쌀이 귀해 밀가루 음식을 장려하던 시절부터 이어온 입맛 때문에 쉽게 입맛을 바꾸기 힘든 게 현실이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쌀 수급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 건강 증진을 향상할 의지가 있다면 글루텐프리 쌀가공식품을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구체적으로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인증마크가 왜 중요한지 등을 교육과 홍보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에서도 글루텐프리 식품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소비자의 선택권 확장을 위해 많은 식품 기업들이 글루텐프리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며 “우리도 정부나 민간 차원에서 글루텐프리 식품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홍보해 시장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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